피아노 음악
2007년 8월호
‘격정과 우아함의 감동적인 조화’ 라는 평을 얻은 피아니스트 탁영아는 젊고 신선한 에너지로 넘치는 국제파 연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예고 재학중 도미한 그녀는 김영호.문용희를 사사했고 줄리어드 음대를 거쳐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러셀 셔면, 변화경의 지도 아래 석사 과정과 연주자 과정을 마쳤고, 현재 피바디 음대에서 레온 플라이셔의 지도 아래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여러국제 콩쿨 입상을 통해 일찍이 뛰어난 연주 실력을 인정받은 탁영아는 산 안토니오 국제 피아노 콩쿨 2위 입상 및 고전 음악을 가장 뛰어나게 연주한 참가자에게 수여되는 ‘Best Performance of Classical Work’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International Corpus Christi Young Artists 콩쿨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비오티 국제 콩쿨(발세시아), 미국 남미주리 국제콩쿨, 힐튼 헤드 국제 콩쿨, 하이다 헐만즈 국제 콩쿨, 독일 에틀링겐 국제 콩쿨 등에서 입상하면서 세계 무대에서의 감각을 튼실하게 익혀왔다.
오는 8월 13일 금호아트홀에서 개최되는 내한 독주회를 앞둔 탁영아는 이번 연주회에서 자신의 음악에 100퍼센트 몰입한 열정적인 연주를 들려주고 싶어 한다. 이와 같은 몰입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어야 관객과의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그녀. 가희 프로패녀널리티가 살아있는 진중한 발언이다.
“무대 위에서 무언가 보여주려고 하기보다는 스스로 원하는 음악 속으로 들어가 혼신을 다해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음악만을 생각하면서 연주를 했을 때, 그것이 관객에게도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 법의 소리’ (The Sound of Magic) 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독주회에서는 제목에서도 연상할 수 있듯 마법과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주옥 같은 작품들이 연주될 예정인데,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의 아리아’ 를 떠올리게 하는 클레멘티의 ‘피아노 소나타 op.24, No.2’,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드뷔시의 ‘영상 제1집’, 미국의 여성 작곡가 제이몬트의 ‘마법사’, 다양한 캐릭터를 묘사하는 슈만의 ‘카니발’ 이 이에 해당한다.
“각 곡들이 나름대로 색깔이 뚜렷하면서도 개성이 강합니다. 드뷔시나 슈만은 다른 장르의 곡들이지만 다양한 표제가 달려있따는 공통점이 있지요. 마치 그림으로 보는것과 같은 시각적인 호교ㅏ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슈만의 카니발은 아름답고 서정적이면서도 복잡한 매력이 있죠. 굉장히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이죠. 너무나 많은 사운드와 리듬, 캐릭터의 변화가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더 재미있죠. 연습은 매번 저에게 좋은 경험입니다. 연습을 통해서 세상을 배우고 저 자신에 대해서도 배우죠. 그런 과정이 무척 소중하답니다.”
몇 해 전 슈만의 협주곡을 협연 이후 슈만의 매력에 도취된 그녀는 현대곡의 발굴에도 깊은 관심과 애착을 지니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예롱우 반 페스티발에서 세계적인 연주자이자 줄리어드 교수인 바이얼리니스트 Robert Mann, 첼리스트 Bonnie Hampton, 클라리네티스트 Alan Kay등과 실내악 연주를 가진 그녀는 올 가을에 워싱턴과 볼티모어에서 열리는 독주회가 예정돼 있으며, 11월에는 시카고 Myra Hess 리사이틀 시리즈 초청 독주회가 계획돼 있다.
글-정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