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ist Young-Ah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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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RT REVIEW

International Piano
2011년 5월호

 

탁영아 피아노 독주회/ 4월 14일 호암아트홀

상당히 인상깊은 연주회였다.  다소 과장해서 말한다면 이날 탁영아의 연주에는 서양 음악의 제 요소들이 예술적 감동을 위해 최적화된 상태로 담겨있는 듯 했다.  어느 곡이나 화성 진행이 담고 있는 긴장과 이완은 여러 층위에서 제시되었고, 수평적 진행은 내내 리드믹한 호흡을 수반했으며, 폭넓은 다이내믹 및 다양한 음색 역시 맥락에 따라 적절하게 주조되고 배치되었다.  이러한 음악적 요소들의 총체적 배치를 감각적으로 구성하는 능력을 소위 음악성이라 하고 그것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능력을 테크닉이라 규정한다면, 탁영아는 매우 탁월한 음악성과 기교를 같춘 연주자임에 틀림없을것이다.  거기에다가 이날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음악에 대한 집중력과 성힐한 태도 역시 높이살 만한 점이 아닐 수 없겠다.  물론 그가 완성도 높은 연주를 지속하는 피아니스트로 남을지, 그것조차 뛰어넘는 연주자로 남을지는 향후 선택의 몫일 것이다.  첫곡으로 연주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6번>은 연주 자체의 매력을 발현하는 데에 굳이 화려한 외양의 레퍼토리가 필요하지 않음을 확인하는 순서이기도 했다.  명료하게 형상화된 1악장의 제1주제와 유려한 흐름의 제2주제, 음악적 호흡의 가치를 새삼 느끼게 한 2악장, 또 거침없는 운동감을 드러낸 3악장까지 어느 대목하나 아쉬움이 남지않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이어진 순서는 리스트의 편곡 작품들로 구성되었는데 연주자의 섬세한 기교와 예민한 감수서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레앞의 그레첸>, <세익스피어에 의한 세레나데>, <마왕>에서 탁영아의 정교하게 다져진 음색은 원곡 반주 음형의 묘사적 효과를 극대화했을 뿐 아니라 선명하고 극적인 선율 전개의 원료가 되었다고 할 만하다.  <쇼팽 Op.74에 의한 ‘나의 기쁨’> 에서도 매끄럽고 투명한 음색은 세밀한 루바토와 어울어져 깊은 서정성을 담아낼 수 있었다.  연주회 전반부는 슐츠/에블러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에 주제 의한 아라베스트>로 마무리 되었는데, 리듬 음형과 선율성부, 화려한 장식 악구들이 각각 선명한 음색으로 대조를 이루며 입체적인 청감을 느끼게 한 연주였다.

휴식 후 진행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D.958>은 탁영아의 연주력이 총체적으로 집약된 순서였다고 할 만하다. 1악장은 밀도있는 음향으로 생동감있게 전개되었고 2악장은 좀더 노회한 감수성이 아쉽긴 했으나 자연스럽고 섬세한 다이내믹이 인상적이었다.  우아함의 전형을 들려준 3악장을 지나 긴장감있고 리드믹한 에너지가 가득했더 4악장 연주는 압도하는 힘을 지닌 것이었다.  청중의 갈채에 탁영아는 슈베르트 <즉흥곡, Op.90-3>과 리스트 <리골레토 패러프레이즈>로 화답했는데 이 역시 본 프로그램 이상으로 완성도 높은 연주였다.

글 장인종